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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ARA 방법론

서론

어렸을 때 부터 메모하는 것을 좋아했다. 하지만 뭔가 방식이 정해져 있진 않았다. 한 손에 들어가는 작은 수첩을 사서 뭔가 배우거나 느끼면 적어놓곤 했다.


적어 놓는 행위만으로 리마인드를 해서 쉽게 잊지 않게 되지만 다시 그 지식이 필요해서 찾을 때는 그 지식을 찾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시 읽게 되는 경우 없이 꽉 차면 버리고 다시 사고 그런 고장난 메모를 꾸준히도 해왔다.

이 와중에 고집은 심해서 다이어리처럼 형식이 정해져 있는건 또 싫었다. 캘린더가 있고, 날짜를 적는 란이 있고 표가 있고..이런 노트는 일체 구매하지 않았다. 선만 있는 노트에 나만의 방식으로 끄적이고 던져놓는 걸 좋아했다.

하지만 물리적인 노트는 뭔가 생각이 들었을 때 다시 적거나, 어떤 지식이 급하게 필요할 때 그 노트가 없으면 접근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. 어떤 생각이 들거나 어떤 할 일이 있을 때 그 때 그 느낌을 고스란히 메모하고 싶었다. 또 진득하게 작성할 때는 메모장 한 장에 모든 지식을 구겨 넣고 싶을 때도 있었다.


그러던 와중 스마트폰이라는 걸 구매하게 되고, 에버노트라는 앱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. 고등학생 때는 에버노트를 잘 사용하다가 성인이 되고서 노션이라는 서비스가 출시했고 노션이 출시되자마자 나오자마자 잘 사용(중간중간에 구글킵, MS 노트앱 등 이것저것 사용해보긴 했지만)하고 있다.


옵시디언이라는 서비스가 최근에 핫해서 옵시디언 그리고 객체지향적으로 노트앱을 관리할 수 있는 앱도 조금씩 찍어먹어 봤는데, 편의성면에서 노션이 압도적이고 익숙해서 노션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. 회사에서도 사용중이기도 하고..


문서 관리의 문제점

클라우드 기반 노트 앱이라고 하는게 맞을지 모르겠다. 하지만 이 개념 자체가 내 문제를 전부 해결해주지는 않았다. 이제는 문서관리가 문제가 되었다. 어떤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, 어떻게 어떤 제목으로 어떤 타이밍에 새 문서가 작성 될지 전혀 개념이 없는 상태로 문서를 쌓아가다 보니 유지, 관리가 어려웠다.


의미 없는 문서가 작성되어서 몇 개월 동안 남아 있기도 하고, 큰 맘 먹고 시작한 어떤 프로젝트가 있어서 노트에 정리해뒀는데, 바빠서 존재자체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.
또 어떤 지식을 어딘가에 보관해두고 싶었는데, 이걸로 새 문서를 작성해도 되나? 싶어서 작성을 안해버리는 경우도 생겼다.


그러다 회사에 동료 개발자 분이 PARA라는 노트 작성 방식의 존재를 알려주었고, 귀찮고 큰 필요성을 못 느껴 미루다가 몇 개월이 지나 이제 PARA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적용해보려고 한다.


PARA

PARA는 Projects, Areas, Resources, Archives의 약자이다. 노트의 최상단에는 위 네 개의 폴더 혹은 디렉토리가 존재하고 그 안에 성격에 맞는 문서가 작성되어 간다.

Projects

목표가 있고, 데드라인이 있는 작업을 의미한다. 예를 들면 이사, 신규 프로젝트, 블로그 글 쓰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. 현재 진행 중인 나의 업무들을 보려면 이 폴더를 참조하면 된다. 이 곳은 계속해서 리프레싱된다.

Areas

꾸준하고 반영구적인 관리가 필요한 영역을 말한다. 예를 들면 건강, 연애, 결혼, 재테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. Projects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성공하여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경우 그 프로젝트는 Areas로 이동된다.

Resources

내가 관심이 있는 모든 영역을 의미한다. 여기에는 목표도 데드라인도 없다. 언젠가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이 곳에 작성한다. 좋아하는 노래, 영화, 책 등이 여기에 쌓인다.

Archives

위 세 가지 성격의 문서 중에 완료된 Projects, 관리가 필요 없어진 Areas, 더 이상 관심이 없는 Resource 등을 이 곳에 옮긴다. 지금 필요가 없지만 언젠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문서들을 저장한다.

PARA의 특징

PARA 기법은 어떤 주제 별로 노트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중심으로 노트를 정리한다. 현재 오브젝트라는 객체지향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데, 이 곳에서도 객체를 설계할 때 데이터보다는 행동으로 객체를 설계하도록 한다. 이 방식이 유지보수에 유리하다고 하는데 PARA도 쌓여가는 주제보다는 직관적인 행동에 의해서 노트를 작성해서 유지관리가 편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.


또 문서가 어느 곳에 들어가서 계속 있는 것이 아닌 각 주제(폴더, 디렉토리)를 계속 돌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. 많은 문서가 행동으로 관리되어 직관적이면서도 이동될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. 문서가 계속 살아 숨쉬면서 관리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느낌이 든다.


세컨드 브레인에 등장해서 유명해진 방법론인 것 같고,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이 노트관리 방식을 사용해오는 것을 보면 꽤 신뢰가 가는 방법으로 보여 간단히 정리해봤다.


앞으로 n개월 후에 PARA 관리법에 대한 후기도 작성해보기를 기약해본다.